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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Quick Story from the Not-Forgotten Bosudong Book Alley

보수동 책 골목

A Quick Story from the Not-Forgotten Bosudong Book Alley

잊히지 않는 짤막한 보수동 책방 골목 이야기

 


It was a cold, windy and rainy afternoon when I visited Wave Book at Bosudong Book Alley. Many of the other stores in the alley had to close for the day because of the unfriendly weather, but Wave Book welcomed me with its warmth. Yoo Changmin started as a helper at the shop when she was 27. Since then, it has been 9 years of her taking care of the bookshop as if it was her own, rearranging the books every once in a while, sweeping the floor, dusting the shelves, picking which books to stock, sell, throw away, or sometimes hide from the customers’ eyes, so she can delay parting with her favorites.


내가 보수동 책방골목 파도책방을 방문한 건 춥고 비바람이 치는 어느 오후였다. 녹록지 않은 날씨 탓에 책방 골목의 다른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았지만, 파도책방만은 온기로 나를 맞이해 주었다. 유창민 씨는 27세의 나이에 책방 일을 돕기 시작했다. 그러던 창민 씨가 이곳을 자신의 책방처럼 관리한 지 9년이 흘렀다. 그 동안 창민 씨는 주기적으로 책을 정리하고, 바닥을 쓸고, 책장의 먼지를 털고, 창고로 보낼 책들을 결정하고, 책을 팔고, 처분하고, 때로는 책을 고객의 눈이 닿지 않는 곳으로 옮겨 좋아하는 책과의 이별을 조금 늦추기도 했다.


“Most of the shops in the alley now are still owned by the same families who opened them during the Korean War. None of them are from Busan, though. They were all refugees and to make a living, they started gathering old books thrown away by the American military or the Japanese, and sold them. They used to make good money doing that and students used to queue for hours in the beginning of every semester in order to buy textbooks.” She told me these were the times when the alley would be lively and busy from 9am to 10pm every day; contributing immensely to Busan’s distinct culture. Unfortunately, she never experienced it herself.


“책방골목에 있는 대부분의 가게는 한국전쟁 중에 가게를 열었던 사람들이 여전히 가족경영을 하고 있어요. 그 중 부산사람은 아무도 없지요. 피난민이었던 그들은 먹고 살기 위해 돈을 벌어야 했어요. 그래서 미군이나 일본인들이 버리고 간 고서를 모아 팔기 시작했습니다. 한 때는 벌이가 좋아 매 학기 초에는 교과서를 사려는 학생들이 몇 시간씩 줄을 서기도 했어 요.” 창민 씨는 이 시기가 매일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 골목이 북적이며 부산의 지역 문화에 커다란 공헌을 했던 때라고 말한다. 안타깝게도 창민 씨는 이 시기를 경험해보지 못했다.


Wave Book itself offers many collections from a full rack of English children’s books, all-time favorite Korean novels and literature, translated present-day popular international novels, countless quality non-fictions, old Japanese scripts, historical book sets, to entertaining coffee-table books and magazines. Changmin picked each one of them carefully herself. The store has a second and third floor too, and they are both full of packed bookshelves just like the ground level. I also saw two stacks of old vinyl records, which she bought from people moving houses and looking to get rid of them. Coming from a theatrical background, she once tried to add a similar collection to the shop, but it wasn’t easy. “Most of the good books about theatre are rare, so it’s difficult finding people wanting to sell and buy them secondhand,” she said.


파도책방은 책장을 가득 메운 어린이용 영어 원서에서부터 꾸준히 사랑 받는 한국 소설과 문학 서적, 유명한 현대 외국 소설 번역서, 셀 수 없이 많은 양질의 논픽션 도서, 오래된 일본 희극, 역사서 세트, 커피 테이블에 놓기 좋은 재미있는 책과 잡지 등 수많은 수집품을 선보인다. 모두 창민 씨가 심혈을 기울여 고른 책들이다. 책방에는 2층과 3층도 있다. 물론 1층과 마찬가지로 책으로 가득 차 있다. 오래된 레코드판 두 무더기도 있었다. 이사를 하면서 레코드판을 버리려던 사람들에게서 창민 씨가 사들인 것들이다. 연극을 전공한 창민 씨는 가게에 도 비슷한 수집품을 추가하려고 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창민 씨는 이렇게 말한다. “연극에 관한 책들 중 좋은 책들은 대부분 희귀본이에요. 그래서 중고로 이 책들을 사고 파는 사람들을 찾기 어려워요.”

 



Not only because of the pandemic, but the rising popularity of franchise secondhand bookstores is also impacting on the survival of the Bosudong Book Alley. “Sometimes we hear people saying things like ‘I think this place is done.” All of us here are trying our hardest to keep this alley alive. But when I hear such things, I like to respond nicely, ‘Don’t worry, it’s not! Do you want to come inside and take a look?’”  Changmin feels that The Bosudong Book Alley is a part of Busan’s history and its culture and is thus, important for Busan’s future as well. She hopes that people in Busan still enjoy walking through the alley, picking through books, seeing the street art, maybe stopping for a coffee, and simply ‘feeling’ the book alley.


팬데믹뿐만 아니라 늘어나는 프랜차이즈 중고서점도 보수동 책방골목의 존속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제 보수동 책방은 끝났다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을 봅니다.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이 골목을 지키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어요. 하지만 저는 이런 말을 들을 때면 친절하게 응대하는 편을 좋아해요. 걱정 마세요. 없어지지 않을 거예요! 들어와서 구경하고 가시겠어요?” 창민 씨는 보수동 책방골목이 부산의 역사와 문화의 한 부분이라고 믿는다. 그러므로 이곳은 부산의 미래를 위해 서도 중요한 장소다. 창민 씨는 부산 사람들이 보수동 책 방골목을 거닐며 책을 살펴 보고, 거리의 예술을 감상하고, 잠시 걸음을 멈추고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기도 하며 그저 이곳을 ‘느끼기’를 바란다.


Nowadays teenagers no longer look for used textbooks, and as buying new ones online is very easy Wave Book and other shops in the alley have stopped selling them as demand is decreasing. “This is very unfortunate. We used to be very busy around March and September, as we had millions of textbooks ordered.”Changmin herself posts her books online. The Bosudong Book Alley has its own web page, but she lists her collections on other platforms and websites as well. Uniquely, she always uses her personal accounts doing this, because she wants to keep her shop as the authentic offline store it is.


요즈음의 청소년들은 더 이상 중고 교과서를 찾지 않 는다. 새 교과서를 온라인으로 구입하는 것이 아주 쉬워진 지금, 파도책방을 비롯한 다른 가게들은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교과서 판매를 중지했다. “안타까운 일이에요. 3월과 9월엔 교과서 수백 만 권을 주문하느라 항상 바빴거든요.” 창민 씨는 책들을 온라인에 포스팅한다. 보수동 책방 골목은 자체 웹사이트를 갖고 있지만 창민 씨는 자신의 수집품들을 다른 플랫폼과 웹사이트에도 올린다. 독특하게도 개인 계정을 이용하는데, 자신의 책방이 오프라인 상점의 모습으로 그대로 유지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Almost a decade running the store by herself, I asked if things ever get boring. “I feel sad during the quiet days, of course,” she said. “But ‘boring’ is not the word I would use because I genuinely enjoy doing all of the work here. When people tell me that they want to open a small bookstore when they retire, I always tell them to think about it well because running a bookstore is a lot harder than it looks. What surprised me was that it’s a lot of physical work. Rearranging hundreds if not thousands of books and checking the condition of each one of them continuously are the toughest parts. Sometimes I go home with my back hurting and my fingers in pain and black from all the dust.”


책방을 운영한지 거의 10년이 되는 지금, 일이 지루하다고 느낀 적은 없는지 물어보았다. 창민 씨는 이렇게 대답했다. “물론 조용한 날에는 슬퍼요. 하지만 지루하다는 말은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여기서 하는 모든 일을 진심으로 즐기고 있거든요. 은퇴 후 작은 책방을 열고 싶다 고 말하는 사람들을 볼 때면 책방 일은 보기보다 훨씬 힘드니 잘 생각해보라고 말해주곤해요. 놀랍게도 책방 일의 대부분은 육체노동이에요. 꾸준히 수백, 수천 권의 책을 정리하고 각각의 상태를 점검하는 일이 가장 힘들어요. 집에 돌아갈 때쯤이면 허리와 손이 아프고 까맣게 먼 지를 덮어쓰고 있기도 해요.”



When not cleaning and working, Changmin spends her time in the store reading. She tries to read all of the books she has, as she enjoys discussing them with customers or the other store owners. Some of her favorites are the works of Romain Gary and Haruki Murakami. “I like Murakami’s detailed simplicity, and how it inspires vivid imaginary visions in my head when I read his work. But I don’t have any favorite book or favorite author, as I think favoritism is not that simple. One thing for sure, I think of books as my best friend. They help me understand things in a way people can’t, and most important of all, they never annoy me!”


청소나 일을 하지 않을 때는 책방에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낸다. 고객들이나 다른 책방 주인들과 토론하기 를 좋아하는 창민 씨는 그곳에 있는 모든 책을 읽으려고 노력 중이다. 특히 로맹 가리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을 좋아한다. “하루키의 섬세한 소박함이 좋아요. 하루 키를 읽으면 머릿속에 생생한 이미지를 상상해낼 수 있어요. 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작가나 작품은 없어요. 선호라는 건 그렇게 단순하지 않거든요.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저에게 책이란 가장 좋은 친구라는 거예요. 사람들이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하도록 도와주고, 가장 중요한 건 결코 저를 성가시게 하는 법이 없다는 거죠!”